'사람사는 세상'에 사과문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끝을 달리듯 계속되는 수사 과정의 끝자락에서 나온 사과문입니다.


정치인은 정치를 하기 위해 후원을 받고, 장삿꾼은 장사를 하기 위해 대출을 받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정치를 하거나 장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정치인과 장삿꾼은 항상 '투자 대비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하고, 그것이 그들의 본분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이 '정치인 노무현'을 선택하고 일국의 대통령 자리에 앉혀놓을 수 있었던 것은 '그릇된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희망'을
염원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바른 소리를 하는 정치인'을 간절하게 바랬기에,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에 발맞추어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한국 사회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토론 문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주먹구구와 같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는 방식으로 체질을 개선시켰습니다. 이는 지지부진한 정체가 아니라,
순리를 따르는 발전의 일면이었습니다. 꼭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는 텔레비젼에 스스럼없이 현실을 내보이며 나아갈 바를 선도하는
방식으로 국민들과 대화를 시도하곤 했습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그를 '정치인'이라고 평하는 것은 바른 판단인 것 같았습니다.

정치인 노무현에서 자연인 노무현이 되어 그는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를 잊지 못한 사람들은 그리운 연인을 만나는 것처럼
그의 고향으로 찾아가 사진을 찍고 나오라고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은 그런 모습이었는지 모릅니다.

자숙하듯 외출을 삼가해버린 노무현 대통령은 짧은 사과문을 통해 '박연차 리스트'라 불리는 수사과정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그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으면, 믿고 따랐던 이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며, 먼저 앞장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지원의 기록을 돌려달라며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들에게 닥달하려고 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어줍니다.
이번 경우에도 전 비서관이 스스로를 희생하며 혐의를 뒤집어쓰지는 않을까 싶어 미리 사과를 표시하며 앞장을 섭니다.
노무현 대통령 측에 잘못이 있든, 그렇지 않듯 그런 것은 사실 그렇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취하는 태도입니다. 앞장서는 정치, 스스럼없이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정치인은 흔하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인이었을까요, 장삿꾼이었을까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인이다'에 한 표를 주겠습니다. 몇몇 경우에는 그의 정책을 반대했었지만, 그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는
언제나 고개가 끄덕여지는 바른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었음에 대해, 대통령이었던 당시보다 요즘 더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수장은 정치인일까요, 장삿꾼일까요?

후원을 한 적도 없을 뿐더러, 대출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이미 다 빌려가버렸고, '사과'는 텔레비젼에 잠시 나와 고개를 숙이면 되는
일회성 행사라고 생각하는(혹은 이미 잊어버렸는지도) 기억력이 짧고 행동력이 강한 이 수장은 과연 정치인일까요, 장삿꾼일까요?
'투자 대비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봐도 확실히 국민 1%의 투자에 확실한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검찰의 선명한 수사가 진행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게되지만, 그리 긍정적인 결론을 얻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형평성에 어긋난 편파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무엇을 바랄 수 있을런지요.

관련 포스트 :

벗님의 관련 포스트 :
- 노무현이 경제를 죽였다? ( http://daeil.tistory.com/967 )
- 소통하자! - 노무현 대통령의 편지 ( http://daeil.tistory.com/752 )
- 승자이며 패자였던 그 분 ( http://daeil.tistory.com/6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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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미로속의루나 2009.04.07 1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누군가의 말마따나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이었던 시절들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위에 게시된 사과문은 뭔가 가슴을 찡하게 하네요.

  2. 김곤 2009.04.07 2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우습네요
    눈물도 핑돌구요
    나라의 현실에...
    옛날이 구립니다

    • BlogIcon 벗님 2009.04.07 2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제 '지난 과거다'라고 묻어두는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실이 과거를 상기하게 만드는군요.. ^^;
      고운 하루 되세요. ^_^

  3. 레스쿨 2009.04.08 0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사람은 바보가 되는 세상이지요..
    남의 것을 가로채는건 당연한거고 뺏기는 사람은 괜히 미안한 사람되죠..

    써글것들..

  4. 김인선 2009.04.10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통령님 힘내십시요 ``````

  5. 지구를조각하는사람 2016.11.07 1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어떠한 경로로 들렀는지 어떻게 왔는지 모릅니다. 다시 들르게 될지도요 ㅎㅎ
    작성한글을 몇개 읽어보고 몇자 적어봅니다
    먼저 글을 정말 잘쓰시네요 게시물을 읽는데 어려움이 없고 편안한 전개가 일품입니다
    요즘들어 너무 우울하고 이 나라에 사는게 부끄럽습니다 ㅠㅠ 벗님도 저와 생각이 비슷하신거 같은데
    벗님 ~ 건강 챙기시고요 항상 응원합니다~

    • BlogIcon 벗님 2016.11.07 1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의 글을 썼을 때는 사기꾼이 수장을 맡고 있었고, 지금은 허수아비가 수장 자리에 앉아있네요.
      아프고 힘들긴 하지만, 결국 바른 길로 올라서게 하는 시행착오일꺼라고 생각합니다.
      기운내세요, 넓고 긴 시선으로 바라보면 우리 국민들의 선택은 언제나 옳은 것이었습니다.

      고운 하루 되세요. ^_^

  6. 보롸 2017.06.26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연차에게 받은 성격상 투자라는게 큰딸 미국아파트구입으로 이어집니까? 이 사과문 쓰고 큰딸 미국아파트 구입사실 들어나서 사과문 신뢰도 떨어졌었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세요. 나도 열렬한 노무현지지자였지만 그 사건으로 정치인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단지 포장지만 다르고 모양만 다르게 미화를 할 뿐... 정치인은 좌나 우나 속성이 똑같습니다. 내로남불이 기본 속성 종특 입니다.

    • BlogIcon 벗님 2017.06.27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어찌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정치인이 있겠습니다.
      성인군자를 앉혀놓은 것이 아닌 이상,
      그와 같은 관점으로 정치인을 판단하기는 어려운 노릇입니다.

      어떤 한 정치인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바로 앞이 아닌, 조금은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주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운 하루 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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