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_단편] 노쇠한 늙은이의 거울

슬프다. 어찌 이 슬픔을 감출 수 있을까.
어린 소년이거나, 열정에 불타는 젊은이의 모습이었는데,
어느 날 문득 들여다본 거울 속에는 노쇠한 늙은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구나. 처연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를 외면할 수 없다.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 부질없는 믿음과 함께, 상념과 함께, 그렇게 내 청춘은 흘러가 버렸다.
해맑은 소년을 잃어버린 날, 무릎을 굽히지 않던 청년을 잃어버린 날.
나는 그 노쇠한 늙은이와 함께 붉게 타오르는 석양을 바라보며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어느 날 뒤돌아보니, 그 길게만 느껴지던 그 짧은 나날들이 손가락 사이 사이로 흘러버렸다는 그 이야기를
흩어지듯 지나버린 시간의 자취를 따라, 그들과 함께 자리에 앉게되었을 때 짙은 그 의미를 알아가게 된다.

넘어짐과 일어섬을 쉼없이 반복하고, 부질없음을 하염없이 사로잡으려 안간힘을 쓰던 나날들.
이제는 그 하나 하나의 추억들이 연민의 끈이 되어, 잊혀지는 잃어가는 기억을 되살리는 불씨가 된다.
청춘, 도전, 도발, 욕망 그리고 좌절.

살아가는 젊은이여.
헛되이 시간을 흘려보내지 마라.
노쇠한 늙은이에게 잊혀지지 않을 영광의 미소, 그것을 선물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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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akamotoRulji 2009.10.08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르신들의 청춘이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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