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_단편] 블랙.. #2


아래의 글은 '벗님의 꿈'이라는 매개처를 통해 이렇게 전해지며 알려지게 되었지만, 글의 원작은 '룩 첵 콕 피트'의 '블랙'입니다.
이 '룩 첵 콕 피트'라는 원작자가 실존하는 혹은 실존했던 인물인지, 혹은 가상의 인물인지는 현재 확인되고 있지 않습니다.
보통 '꿈'이라는 매개처를 통해 등장하는 인물 중, 얼굴이 낯선 이의 '이름'이 꿈에서 깨어난 이후에도 명확하게 떠오르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 '룩 첵 콕 피트'는 이 글의 원작자였기에 그러했는지 모르지만, 오랜 동안 기억에 남아 이렇게 알려드립니다.


2. 사거리

무슨 일인가, 집 앞 사거리에 빼곡하게 전경들이 2열로 도열을 하고 있었다. 사거리를 길게 늘어선 그들의 모습이 위압적이다.

언제였던가, 시가지를 지나다 만났던 그들에게서 느꼈던 공포가 엄습했다. 한 명 한 명을 바라보면 끓는 피가 가득한 젊은이들이 분명한데,
검은 그들 의 제복과 몽둥이, 방패, 핼멧을 쓰고 있으니, 개인은 사라지고 단체만 남아 있었다.
개인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그들 중 하나로 존재할 뿐이었다.

국민의 안녕을 우선한다는 그들에게 우리와 같은 일반 시민들은 해를 끼치거나 해를 입히지않을테니
그저 희얀한 구경을 하는 입장이었고, 또 그러했기 에 전혀 겁이 나지 않았다.
그저 땀냄새 가득 그들을 피로함이 전해질 뿐이었다.

2007년,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대대적으로 열렸던 촛불시위.
국민의 안녕을 지켜주던 그들이 우리 시민들을 향해 적의를 드러냈다.

촛불을 들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도로를 활보하며 제발 좀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라는 요청이
그들에게는 국가의 안녕을 해치는 것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국민의 안녕보다, 국가의 안녕, 국가의 안녕보다 권력자들의 안녕이 우선시되었다. 공권력이 대중들을 향한 폭력이 되었다.

숱하게 자행되는폭력적인 진압,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서며 저항해야한다는 분에 참지 못한 이들도 있었으나
많은 국민들을 그저 몽둥이를 감소하며 그 자리를 지켰다, 비폭력이 정의를 말하는 방법이라고
수 십년이 지난 이 날에도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국민의 저항이라 불리는 촛불의 엄청난 물결이 잠재워지자, 학습의 효과였을까.
권력자들은 이 저항의 앞에 섰던 이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했다.
본보기, 저항하지 말라는 경고를 쉼없이 하기 시작했다. 저항에, 비판이 불법이 되어버린 것이다.
머리를 조아리든지 아니면 몽둥이에 얻어맞는 것 밖에는 남아있지 않았다.

국민의 안녕은 그렇게 사라졌다. 집앞 사거리에 길게 검은 물결을 이루고 있는 그들에게서 덜컥 겁이 든 것은
괜한 불안감이 아니었다. 건널목 신호를 기다리며 사거리에 섰다.

귀청을 찌르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2열로 도열한 그들이 사거리에 섰던 시민들을 한 명씩 붙잡았다.
둘 중 하나는 시민들 뒤에서 붙잡았고 한 명은 시민의 소지품을 뒤지기 시작했다.
불심검문도 아니고 강제검문이라고 해야할까. 황당함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어쩌다가 이런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말인가. 슬픔이 가득한 표정이 되어 이 황망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이 상관으로 보이는 이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자신들의 행위에서 합당함, 정당함을 찾을 수 없었는지, 그의 눈빛은 불안했다.

나의 시선과 그의 시선이 마주쳤고 그는 마치 본보기라도 보여주려는 것처럼 거세게 항의하는
어떤 회사원의 정수리에 권총의 총부리를 들이댔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듯 총을 당겼다. 아..


다음 글에서는 아래의 내용들이 이어집니다.


2. 사거리

3. 타임머신

4.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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