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_단편] 목숨을 잃어가는 그녀

참 무식한 녀석이었지, 아니 냉혈한이라고 해야하겠지.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한 것이라는 인식 자체도 없었지.
그녀를 보자 마자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
그녀는 얼굴이 빨게지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변해가는데, 그 녀석은 미동도 하질 않았지.
사색으로 변해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치 즐기는 듯한 묘한 미소를 흘리고 있었지.

이 황당하고 위험스런 순간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
하나 같이 그 녀석에게 그녀의 숨통을 놓으라며 소리지르며 달려들었지.

하지만, 소용 없었어. 그녀의 보호자라는 늙은 녀석이 나타나 사람들을 떼어놓았지.
저렇게 하는 것이 그녀에게 좋은 것이라고. 저것이 치유 방법이라고 말을 하더군.

사색이 되어가는 얼굴, 눈빛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지.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거세게 항의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방 밖으로 쫒겨나 버렸어. 어떤 이들은 팔, 다리가 분질러지는 폭행을 당했다고 했지.
바로 앞에 한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손쓸 방법이 아무 것도 없었지.

다른 동네 사람들도 우루루 몰려들어 그 상황을 구경하고는 있었지만,
자신의 집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며 그저 구경꾼으로만 바라보고 있었지.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그녀의 보호자라는 늙은이와 그녀의 생명을 빼앗는 저 덩치 큰 녀석이
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데, 나는, 우리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지금은 그녀가 목숨을 잃게 되겠지만, 
그 이후에는.. 그 이후에는 또 누가 이들에게 목숨을 잃게 될까.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니.

자연이라고도 불리고, 
생명이라고도 불리고, 
아름다운 우리강산이라고 불리는..

우리의 강들을.. 
강과 함께 죽어가는 우리의 생명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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