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_단편] 친구의 믿음


며칠 전 친구들을 만났다. 참 오랜만에 술잔이는 자리였다.
그 동안 나는 험란한 삶을 지나며 몸도 마음도 쉼없이 변해버렸지만,
그들은 꿈과 희망이 가득했던 지난 시절의 나로 기억하고 있었다.
 
얼큰히 술이 오르고 서로 헤어져 집에 돌아와 받게된 문자메시지 한 통에는 
이미 잊어버렸던 내 지난 시절의 꿈의 한 조각이 이 친구에게는 여전히
진행중일 거라고 여기고 있었는지 짧은 응원의 글이 담겨 있었다.

꿈이 결실을 맺으면 꼭 자기에게 먼저 알려줘야한다고. 아.. 정말 잊고 있었다.
아니,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 시절의 호기넘치던 나는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위축되고 실의에 젖는 나를 지켜볼 수 없었는지 그가 떠나버렸던 모양이다.

어떻게 답을 달아줘야할까 고민하다가 가볍게 던지듯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니,
그의 문자메시지가 다시 도착했다. 글 안에서 가득 담겨져있는 그의 기대감.
모두 잊어버렸던 나를 다시 일으켜세우며, 그는 언제나처럼 나를 응원하고 있었다.

무엇이 내게서 꿈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던 것일까.
한 걸음 내딛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그저 세월과 세상을 탓하며,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않는 것이, 차라리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것이
나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나를 주저앉게 만들어 버렸던 것이 무엇일까.
 
그래, 다시 시작하자.
멈추어버린 굳은 다리를 다시 펴고, 불끈 주먹을 쥐고, 이를 악물고.

그래, 다시 시작하자.
어제도 그러했던 것처럼, 오늘도 그러할 것처럼, 또, 내일도 그럴 것처럼.

다시 시작하자. 내 친구의 꿈마저 잃어버리게 만들면 안되는게 아닌가.
 
훗날 이 친구가 내 등을 툭툭 치며
'그래, 내가 넌 이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라는 호탕한 웃음과 함께
분에 넘치게 축해를 해줄 수 있을 그 기회를 잃게 만들지는 말자.

너는 나를 믿는 친구,
나는 너를 믿는 친구, 
나는 너에게 믿음을 주는 친구니까.
그래, 우린 친구니까.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벗님의 저작물인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