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_단편] 절대권력자

절대자, 아니 절대권력자가 있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아우라로 사람들은 그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다.
그가 나타나면 사람들을 급히 고개를 숙이거나 돌리게 되었다. 눈을 뜰 수 없었다.

극심한 두려움을 견뎌내며 그의 간헐적인 모습을 잠시라도 보게 되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몇 날 며칠을 말을 잃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집 밖 출입을 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시일이 흘러 몸을 추스르고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게 된 이들에게 다가가
한 번 더 그를 바라볼 수 있겠느냐는 물음을 던지면 예외 없이 모두 사색이 되어버렸다.

절대권력자.
우리는 모두 그를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처음 세상이 열렸을 때부터 이미 그는 존재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으며,
그는 사람의 형상을 한 신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가 음식을 먹는 모습은 사람들이 놀라지 않게 하려는 배려의 일환이라고 하던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게 되면 
그의 부모는 누구고 어린 시절은 어땠었는지와 같은 가십거리들이 쉽게 퍼지는 법인데
그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들을 하나도 들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마을의 가장 큰 어른이라고 생각했는지
그에게 질문하는 것을 큰 결례를 범하는 것처럼 여겼는지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보다는 추측으로 일관했다.

추측이 추측을 만들고
또 그 추측이 다른 추측들을 만들어내며
그는 전설이 되었다.

그를 제도로 본 사람도 없었고
그의 음성을 직접 들은 이도 없었다.
그를 따르는 몇몇 이들이 그의 이야기를 대신 전했고
그는 사람들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살아 있는 신
그 자체였다.

그가 비록 육신을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그것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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