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 '잡스'가 애플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애플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스티브 잡스가 병가로 인해 이미 몇 차례 자리를 비웠던 시기도 있었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언제나 스티브 잡스의 몫이었다. 차기 CEO로 점춰지고 있는
팀 쿡이 그 공백들을 잘 매웠었지만, 가장 중요한 결정 '하는가 마는가'라는 것은
잡스의 결정이었을 것이다. '혁신인가 아닌가'를 구분하는 것이 바로 이 '결정'인데
잡스 없는 애플이 지금과 같은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놀랍다, 마술같다'를 연발하며 자신만만하게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발표하는 그의
키노트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한 시대의 유명한 희극배우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애플이 잡스에 범접하는 쇼핑호스트를 내세울 수 있을 것인가?
과연 현존하는 기업의 CEO들 중에서 저 정도의 강력한 희극배우가 또 있을까?
'현실왜곡장'을 뿜어내는 그가 선보이는 애플 제품은 항상 '뭔가'가 달랐었는데,
혹시 '현실왜곡장'이 사라지는 것과 함께 그 '뭔가'도 함꼐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혁신'의 반대는 '안주'이고, 이 '안주'라는 시스템은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항상 보장해 주었다. 적당한 수준의 '변화'를 '안주'에 곁들인다면 무엇보다 탄탄한
운영으로 기업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안정'이라는 유혹은 언제나 달콤하다.
굳이 '혁신'이라는 모험을 걸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게 과실을 얻을 수 있는데,
굳이 '혁신'을 해야하는 것인가, 그럴 필요가 과연 있는 것인가를 물어보게 된다.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미래에도 남을 제품'이라는 만들고 싶어하던 잡스의 꿈이
'혁신의 목표'였는데, 과연 애플의 차기 CEO도 이런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잡스의 영향력이 점차 사라지고 난 이후에는, 기업운영의 실적이 고스란히 CEO를
평가하는 잣대로 작용하며 '혁신'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에 대해 말이 많아질텐데
잡스가 쥐고 있던 '혁신의 끈'을 과연 끝까지 붙잡고 애플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

인재가 부족하다고 항상 말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참 많다. 어디에 내어놓아도
한 눈에 알 수 있는 대단한 천재들도 참 많다. 그들이 내놓은 혁신에 항상 놀란다.
그런데 이 천재들의 '혁신'은 제대로 된 열매를 맺기 이전에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혁신'에 대해 깊이있게 분석하고 강력한 지원을 통해 실제 제품으로 탄생하도록
뒷바침해주는 'CEO의 혁신에 대한 마인드'와 '뒷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애플 제품에 대한 감탄은 언제나 '정말 이런 걸 만들어냈군'이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더 좋은 기술, 더 뛰어난 기술은 이미 많고 많지만, 실제 생활에서 만져볼 수
있는 상용 제품에서는 거의 없었다. 애플은 '혁신'을 담아내는 그릇처럼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제품이 아니라 '작품', 보기만 해도 멋진 '그것'을 만들어내고 있다.


온갖 기능들을 모두 다 합쳐서 기능의 누더기, 버튼의 누더기, 복잡함의 누더기가
아니라, 필요한 것 만을 담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덜어내고, 남은 것들도
과연 필요한 것인가를 또 질문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덜어내며 철저하게
'간단하고 쉽고 사랑스러운' 그런 '물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부터 한 해를 갓 넘은 어린 아이도 아이폰, 아이패드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걸 보면, 얼마나 철저하게 불필요한 요소들을 덜어낸 것인지
짐작이 된다.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도, 기존의 것을 덜어내는 것도 역시 혁신이다.

애플 제품의 탄생 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여겨지던 것들을
'그건 그렇게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그 험난한 과정.
애플의 차기 CEO도 이 험난한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걸러내는 탁월한 눈을
가지고 있을까, 최고 기술자들의 끝없는 설득을 감당해낼 수 있을 것인가?


잡스가 없는 애플, 과연 '혁신의 아이콘,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끄는 이 자리'를
단단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참 애플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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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신지렁이 2011.08.25 1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와 애플에 대해서 약간의 반감이 있습니다만 대단한 인물인 건 인정합니다

    • BlogIcon 벗님 2011.08.30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각 시대마다 뚜렷한 여러가지의 리더쉽이 있는데, 스티브 잡스의 리더쉽도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과정과 결과, 극도의 까칠함. 패러다임을 바꾸는 그의 능력에는 정말 감탄을 금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요소들은 많이 공부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운 하루 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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