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나를 평가해줄 것이다!'

아마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들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사가 나를 평가해준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도대체 누가? 왜 당신을?


아마 일부일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할 때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어떤 그릇된 일을 저질렀으며(예를 들어 도둑질을 했거나 사기를 쳤거나 혹은

살인을 저질렀거나) 이에 대해 더 이상 변명꺼리를 찾지 못하게 되었을 때

이런 말을 꺼내 놓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역사가 나를 평가해준다'라고 하는데, 저나, 여러분은 역사가 아닐 겁니다.

그럼 저보다 한 살 어린 사람은 역사일까요?이것도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럼 두 살, 세 살, 다섯 살, 열 살? 도대체 누구부터 역사가 되는 것입니까?


참 재미있는 말장난입니다.

'역사가 평가해줄 것이다'라는 건, '나의 잘못에 대해 너희들은 욕하지 말라'고

멋지게 둘러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욕하고 싶으면 팬티를 입에 물고,

물구나무 서서 이야기해! 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죠. 입에 물고 말을 하라고?


그래도, 이렇게 비장을 표정을 짓고 '역사가 나를 평가해줄 것이다.'라고

말하며 물러나는(아니 쫓겨나는) 모습은 꽤 멋지긴 합니다.

마치 홍콩 누아르 영화의 찰랑거리를 머리를 흩날리는 주연 배우 같잖아요.


*


잠시 2013년의 대한민국으로 되돌아와서 한 장면을 되돌아봅시다.

비장한 표정, 묵직한 목소리, 벗님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권력으로 높은 어깨.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그 '힘 있는 사람'이라는 포스가 마치 주연배우 같습니다.


지난 대선,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에는 정치인도 아니고 그저 일반인인 그가

당시 국가기록물, 그러니까 일반인은 절대 들여다볼 수 없으며, 당신의 대통령,

혹은 차기 대통령만 들여다볼 수 있는 기록물을 들고 왔다며 700줄이 넘게

줄줄 읽어내립니다. (국정원에만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Reading in Bed


그 문건을 입수한 것, 다시 이야기해서 유출한 것부터가 불법인 그 문건을

도대체 어떻게 입수한 것인지도 궁금하지만, 어찌보면 궁지에 몰렸던 시점

(국정원 요원들이 수 만 건 혹은 수 십 만 건의 댓글을 달고 있다가 걸렸던 

부정선거가 치명적으로 탈로난 시점)에서 시기적절하게 발표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한 번에 집중시키며 그들 만의 프레임으로 이끌게 되었는지

이런 부분들을 참 궁금합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저 우연일까요?


여파가 커지고 커지니, 이 주연배우 같은 이 분. 결국 한 마디 꺼내게 됩니다.


'역사가 나를 평가해줄 것이다'..가 아니고

'찌라시에서 그걸 얻어서 읽은 것 뿐이다'라고.


뭐?


아예, 주연배우의 간지나던 포스는 어디다 버리고, 법적인 처벌은 면하겠다고?

들어보니 아예 이 불법에 참여했던 분들 마치 입이라도 맞춘 것처럼 비슷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고 하죠. 찌라시(정보지)에서 이걸 입수했다고.


국가 기록물이 찌라시에도 실릴 수 있다고?

무슨 X소리를 늘어놓는건가. 아니 무슨 대한민국의 정보 기관이 구멍가게인가.

찌라시?


Newspapers B&W (2)


'출처도 불분명하고 사실인지 알 수도 없지만 사실일꺼라는 짐작으로'

'찌라시에 뭐라 뭐라 쓰여있길래 대통령 선거 유세 자리에서 읽었다?'


이게 과연 될 법한 이야기인가.

'그 정보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확인도 하지 못했는데 읽었다?'

그럼 거짓일 가능성도 있는 출처 불분명의 정보를 마치 사실인냥(물론 사실인 줄

알았다고 변명하겠지만) 그 자리에서 읽었을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다시 말하면, 대놓고 거짓말을 떠벌렸을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다보니, 한 사람이 생각나는군요.

이미 1년 징역을 살고 나왔고, 10년인가 정치인으로 활동이 금지된 이전 정치인.

이 정치인의 옥살이 이유는 'BBK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죄'였습니다.


허위사실 유포죄,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거짓이라는 말입니다.


이 문장을 다시 한 번 읽어 봅시다.


'출처도 불분명하고 사실인지 알 수도 없지만 사실일꺼라는 짐작으로'

'찌라시에 뭐라 뭐라 쓰여있길래 대통령 선거 유세 자리에서 읽었다?'


이 사람 정말 '출처를 확인하지 않았고,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지 않았다면'

절대 이런 내용을 대통령 선거 유세 자리에서 읽을 수 없습니다.

'허위사실 유포죄'로 당연히 감옥에 가게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찌라시?


무간지라 불렸던 분, 지나가는 개도 웃겠습니다.



AJA! I spotted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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