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의 작은 다락방'은 벗님에게는 온라인 상의 하나의 멋스러운 공간이었다.

몇 해를 공들여 열정을 담고 생각을 담고 이야기를 담아 작은 다락방을 꾸며 놓았다.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응원을 하기도 하고, 또 응원을 받기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이 열정들이 절대 무의미하지 않은 것이라며 위안을 주기도 했었다.



어린 시절엔 자신을 바라보고

그 단계를 넘어서면 우리를 바라보고

그 조차도 넘어서면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고 하던데

어느덧 벗님도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었나 보다.


그렇게 마주한 사회가 괜찮은 모습이었으면 좋았으련만

부정과 부패가 일상이고 궤변과 거짓을 사실이라 주장하며 윽박지르고 위협하는

힘 있는 자들의 안하무인적인 행태를 바라보고 있으니 웃음도 나오질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들을 붙잡아 다리를 부러뜨리고 짐짝처럼 들어 올려서는

한두 걸음도 아니고 수십 년 뒤로 빠르게 달려가는 모습들을 바라보니

차가운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답답해 어디 견딜 수 있을까.


힘겹게 이를 악물고 5년을 견뎠으니 앞으로 좋은 날들이 다시 찾아올 테지 라는

희망을 안고 그날을 기다렸지만, 허망하게 독재자의 딸이 수장에 오르는 걸 지켜보았다.

이해하려 애를 써봐도 우리 국민을 내 스스로 욕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그들의 무지함에 가슴이 아파도 이 표현조차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하나 둘 나타나는 현실을 바라보니 그 선거 결과 자체를 믿을 수가 없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당연히 부정하게 얻은 권좌를 내려놓고 물러나야 함이 마땅함에도

어디 그분들이 그렇게 일반적인 사람의 규칙을 따르는 사람들인가.



'공정선거'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아니 사용하지 못하는 집단이지 않는가.

'공정선거였느냐?' 라는 물음에 '맞다, 틀리다'가 아닌 '종북!'이라며 싸잡아 욕을 하고

붉은 칠을 뒤집어씌우며 '대한민국의 적'이라며 죄인을 만들어버린다.



벗님의 작은 다락방은 깊이 있는 이야기도 있고 걸음을 잠시 멈추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뒤틀린 우리나라의 정치가 경제를 흔들고

언론을 흔들고 사회정의까지도 흔들어대니 더는 시선을 피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할 것인가.


벗님은 두 해 가까이 거의 절필하다시피 펜을 놓아버렸다.

마음 한구석에서 열불이 터져 나오는데 이를 식힐 수 있는 소양이 부족해서였겠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해가 흘렀다.

작은 다락방이 멈춰 버렸다.


변명을 늘어놓자면

'이 사회의 부정한 현실에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거다.



문득 '내 블로그를 결산해보자' 하니

암담했던 대한민국의 몇 년이 이렇게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을거다.

어쩌겠는가, 현실이 그러한 걸.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벗님의 저작물인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쌀점방 2013.12.05 2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의미있고 멋이 있습니다.
    천천히 여러글 만나보겠습니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