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음모(All The Presidents Men, 1976)라는 영화를 보던 중에

신문에 어떤 내용을 올릴 것인지 얘기하던 중에 아래와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이에 대해 조사하고 공개하는 언론인에 대한

이야기로 알고 있는데, 문득 저 장면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이 영화에서는 잠시 스치는 장면이었지만.


얼마 전에 '아이티로 떠난다'며 원더걸스 공식 팬 페이지에 글을 올린 선예의 마음이

위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경의 복음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아이티의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이 부분이 마치 '신앙심이 부족하여 아이티에 저런 고난이 일어난 것이다'라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문제는 '아이티에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약 80% 의 비중이고 개신교가 16%' 입니다.

그럼 4% 정도의 사람들 약 34만명(전체 인구 약 850만명)을 위해 5년 동안 아이티에

머무르며 봉사(선교) 활동을 펼치는 것인가 하는 물음에, 어떤 이들은 '아직 개신교가

되지 않은 가톨릭을 믿는 사람들도 이 선교 활동에 포함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타인의 의사를 존중하며 선교 활동을 펼치는 종교인들의 '종교적인 자유'에 대해서는 존중하며 그럴 수 있다라고 여기지만, '믿음 부족'이 '고난'이라고 설명하는

선후관계로서의 종교적인 판단에 대해서는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믿음이 부족하면 고난을 당할 수 있다. 

아니 믿음이 부족해서 고난을 당한 것이다.

믿지 않으면 너는 힘겨운 일을 당할 것이다.


이건 공포를 주입하는 '공포정치'처럼 타인의 의식에 불안감을 심어줍니다.

쉽게 말해서 행운이 아닌 '행운의 편지'와 별로 다른 점이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면서 '믿지 않으면 벌할 것이다'와 같은 이중성을 들어내는 '신'이란

'신'이 아니라 차라리 몽둥이를 휘두르는 '사람'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필리핀에서 홍수 난 이유는 신앙심 부족이래!'라고 말하는 1970년로부터 40년이 

흘러 2014년이 되었는데도 이 종교적 사고의 관점은 하나도 변화하질 못했습니다.


믿을 자유가 있는 것처럼 믿지 않을 자유도 존재합니다.

믿지 않는 것이 고난의 이유가 될 수 없으며,

믿는다고 해서 고난을 당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필리핀은 로마 가톨릭이 우세한 기독교 국가이고, 아이티는 로마 가톨릭이 80%입니다.

이 두 국가의 종교가 100% 개신교가 되어야 고난을 당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 궁금하면서도 한숨이 나옵니다.


겁주는 신, 벌주는 신. 저는 이런 신은 믿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만물을 창조했으며 전지전능하다는 신이 뭐 이렇게 째째합니까. 

고작 인간이라는 생명체에서 겁까지 주면서 그렇게 자신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이런 신은 별로 믿고 싶지 않습니다.


좀 유치하지 않습니까, 믿으면 별하지 않는다니.


포용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신.

이게 전지전능한 신의 모습이 아닙니까.

태초의 그 신의 모습이 아닙니까.


너무 많은 덧칠과 너무 많은 곡해와 너무 많은 욕심으로

이 태초의 신이 더럽혀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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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님의 사명 2014.04.03 18: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진국들은 민주주의국가이고 치안이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안정되니 자연스레 기독교를 멀리할수밖에없고 후진국들은 권위주의국가이고 치안이 개판이고 경제도 개판인것도 모자라서 사회적으로도 개판이니 자연스레 기독교를 의지할수밖에 없는것이 현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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