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문제'는 풀지 못하더라도 W(더블유)의 마지막 결론은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W(더블유)의 마지막 회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을 전제로 진행하도록 한다. 새드엔딩에 대해 고려를 하지 않는 것은, W(더블유)가 로맨스와 서브펜스를 담아내고 있고, 무겁게 진행된다거나,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말은 아닐 거라고 예상한다.


벗님은 이런 마무리도 좋아하긴 하지만, 만약 세드엔딩으로 '끝' 이렇게 자막이 달리면 해피엔딩을 바랬던 시청자들의 원성이 추석 연휴의 한 꼭지를 담당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라. 공중파 드라마, 우리 조카가 좋아하는 이종석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에서 이종석을 주인공으로 그리는 W(더블유)의 작가 오성무가 불행하게 만화 속에서 묻힌다든가, 영영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면 강철의 여주인공은 울음 바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고, 강철도 이내 슬픔을 감추지 못하게 되고, 이것은 우리 조카의 통곡을 불러올 것이며, 이를 지켜보던 많은 시청자가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오성무의 뛰어난 연기, 돋보이는 강철과 오연주, 송재정 작가의 대본과 깔끔하게 잘 만들어낸 연출. 시청자들은 W(더블유)를 잊지 못하게 되고, 결국 연말 드라마 부분에서 시상에서 여러 부분의 상을 석권하게 되는... 이거 좋은 거잖아요. 세드엔드으로 갑시다!

아니다, 해피엔딩으로 가자.
지금까지 연기도 잘했고, 주인공들이 모두 행복하게 결론이 나야만 미련 없이 이 드라마 W(더블유)를 놓아줄 수 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 하고, 이왕이면 멋지게 잘 끝나는 게 좋지 않은가. 현실 세계에서야 어쩔 수 없이 구질구질하게 마무리되는 것도 많지만, 굳이 가상으로 만들어내는 세계에서도 그걸 보여줄 필요는 없다. 이왕이면 깔끔하게 확실하게 해피엔딩.


1. 작가 오성무는 가상 세계에서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죄의식을 치유해야 한다.
2. 작가 오성무와 오연주를 현실 세계로 보내야 한다.
3. 가상 세계의 아직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
4. 가상 세계를 마지막 회에 걸맞게 정리해야 한다.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가 오성무의 기억을 바꾸는 방법 외에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우선 가상세계에서는 이미 유명을 달리했으나 진범의 의식이 일부 스며들어 있으며, 캐릭터의 역할적인 측면에서 범죄를 저질러야만 하는 운명과 더불어 소멸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내면에 자리하게 있다. 이미 기억에 남아있는 범죄 사실들은 죄의식으로 자칫 스스로 목숨을 놓아버릴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태다.

지난 에피소드들을 떠올려 보자. 강철은 오연주의 목숨이 위험하게 된 9회에서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모두 하룻밤의 꿈으로 되돌리는 만화의 컷을 추가한다. 강철은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제 W(더블유)의 캐릭터로 점점 변화되어 버리고 있는 작가 오성무의 기억을 꿈으로 바꾸어버린다면 충분히 그의 죄의식을 없애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상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W(더블유)의 캐릭터로서의 작가 오성무를 그려내야 하기에 우선 현실 세계로 강철이 갈 수 있어야 한다. 무슨 방법이 있을까.


태블릿, 이 태블릿이 답이다. 가상 세계에 있는 태블릿으로 현실로 통하는 하얗고 사각의 문을 만들고, 오연주의 손을 잡고 태블릿을 들고 현실로 넘어가면 될 것이다. 아만 현실에서는 깨어진 태블릿이 놓인 작가 오성무의 작업실이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오연주가 가상 세계에서 가져온 태블릿을 켜고, W(더블유)의 죄의식에 시달리고 있는 작가 오성무의 다음 컷으로 악몽을 꾸었다는 설정을 한 후, 강철이 작가 오성무를 소환해서 현실 세계의 침대에 눕힌다. 이렇게 하면 첫 번째 문제와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세 번째 문제는 오연주가 그려 넣었던 한철호가 강철을 고문하는 장면이 담긴 CCTV를 경찰에 넘기면 된다. 왜 강철이 자신을 죽음으로 가장하며 숨기려 했는지, 한철호와 진범의 연관성을 부각하고, 한철호가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넣으며 자신의 권력욕을 쌓는 데 이용했다는 점을 공개하면 된다.

네 번째 문제는 마지막 회에 어울리는 결말을 지어야 한다. W(더블유)가 마지막 회로 끝나게 되면 강철이 그 동안 살아온 모든 세계는 그대로 멈춰버리게 된다. 비록 그것이 가상 세계라고 해도 그것은 비극이다. 그래서, W(더블유) 2부 혹은 W(더블유) 시즌2가 시작된다.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향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벗님이 생각하는 W(더블유)의 마지막 회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자, 이렇게 마무리..될 것 같지만,

그런데, 정말 진범이 죽은 것일까? 확실한가? 진범이 작가 오성무의 얼굴을 가져가고 작가 오성무의 얼굴로 돌아다닌다. 강철과의 총격전에서 진범은 죽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작가 오성무의 얼굴을 한 진범이 죽었다. 정말 진범이 죽은 것이 맞는가? 혹시 작가 오성무라는 존재는 죽을 수도 있는 존재였기에 그 자리에서 죽었지만, 얼굴도 형체도 구체화되지 않는 진범이 그렇게 죽을 수 있을까?

다시금 진범은 잠시 빌렸던 작가 오성무에게서 벗어나 다시 형체가 없는 그 진범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그는 자신이 가상 세계의 한 캐릭터임을 알았으며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했다. 과연 해피엔딩으로 끝나도록 그가 강철을 놔둘 것인가.

10년을 기다려왔던 진범. 그가 주인공이 되는 W(더블유)의 해피엔딩에 대해서도 기다려본다. 은근히 섬뜩하게 끝나는 마지막 장면이 될 수도 있을 텐데.


벗님의 관련 포스트 :
드라마 W(더블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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