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의 작은 다락방'은 2006년 12월에 처음 입성하였습니다. 이제 두 달 즈음이 흐르면 10주년이 되네요.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는 직접 게시판이 몇 개 달린 홈페이지를 운영했었습니다. 친구의 회사 계정을 잠시 빌려 쓰는 형태였고, 게시판이 몇 개 달린 작은 공간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며 느끼는 소회를 적거나, 습작과 같은 글들을 올렸습니다.

여기에 이런 공간이 있다고 알린 적이 없는데, 몇몇 분들이 방문해주셨고 정감 어린 댓글과 방명록의 글들이 가끔 올라왔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알고 오셨을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미묘하고 편안함이 전해졌습니다.
위로도 하고 응원도 하고 축하도 해주며, 그렇게 벗님의 작은 다락방을 시작되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는 여느 서비스들과는 달리, Object를 올릴 수 있어서 YouTube 영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와우,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심하게 살피는 티스토리 운영진의 노고에 여러 번 감탄도 했습니다. 그 당시는 블로거라는 것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것이었고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무성한 풀을 베고, 무거운 바위를 옮기며 작은 길을 내기 시작했고, 여러 블로거 분들이 이 예쁜 길을 만드는데 동참하셨습니다. 스스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그런 기류가 블로거들 전반에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부정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파워블로거 같은 태그는 없었습니다. 그저 남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운영하시는 블로거들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부여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그런 환경이었습니다.

하루에 포스트 하나를 올리는 목표를 가지고 운영을 시작했고, 어느 날은 하나 이상, 어느 날은 며칠 만에 겨우 하나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티스토리의 인터뷰를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고, 대한민국 100대 블로거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표현하진 않았지만, 내심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내 블로그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블로그인가 하는 생각을 의구심을 갖게 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 부족한 것도 너무 많이 보이고, 탄탄하게 내실을 갖춘 것도 아니기에 부끄러운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작은 다락방'이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니, 책이나 어떤 제품, 공연에 대한 리뷰를 하게 될 때도 있었습니다. 경험해보고 포스팅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기도 했고, 괜찮을 것 같아 응모하고 운 좋게 선정되어 그에 대한 리뷰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거의 만족스러운 내용으로 리뷰를 올리게 되었지만, 이는 작은 다락방에 올라오는 글을 꼼꼼히 보시는 분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벗님의 '객관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드물긴 하지만, 어떤 영화는 정말 실망스러운 글로 포스트를 올리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을 고작 저런 장면에 저런 연출로.. 보는 내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아마 그 배우들도 자신의 작품 리스트에서 지워버리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아 리뷰를 올렸습니다. 그 영화를 보게 된 다른 분들도 저와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리뷰를 올렸고, 지금도 저의 작은 다락방에서 그 리뷰를 그대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블로거의 리뷰를 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느낀 그대로 담아내야 그의 글이 됩니다. 스스로가 느낀 그대로 '좋은 건 좋았다고, 아닌 것 아니었다고' 글을 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나름의 탄탄한 힘을 발휘하던 블로고스피어의 몰락과 함께 올블로그도 그렇게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위드블로그, 이제는 위블이라는 '블로그 마케팅 서비스'의 모습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올블로그부터 시작된 인연도 있고하여, 방문하고 몇 번 리뷰 신청도 했다가 이제는 마음을 접었습니다. 벗님이 예전에 리뷰를 진행했었던 환경과는 너무 많이 변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블로거의 경험, 느낌, 생각을 그대로 담아내는 블로거의 진솔한 리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잘 다듬어진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글을 써달라는 (달리 말하면 멋진 광고 문구의 글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신문에 광고 기사를 올리듯이 블로그에도 광고 리뷰를 올리고자 하는 의미와 같았습니다. 광고 글을 올려달라는 거죠.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원하지 않는 광고 전달을 벽에 가득 붙여놓고 싶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벗님의 이름으로 작성한 사람들을 현혹하는 광고 글이라니요. 그런 건 하지 않습니다.

이런 환경이 계속 유지되고 있으니, 누가 블로그의 포스트들을 신뢰할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는 광고 전단이 신문지 사이 사이에 끼워져 있었지만, 이제는 인터넷 공간 사이 사이에 블로그의 광고 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누가 이런 광고 글을 가지고 효과를 얻겠습니까.

리뷰에 대한 광고주의 가이드라인이 없는, 정말 믿을 수 있는 그런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블로거의 주관적인 평이 그대로 게시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 리뷰에 부정적인 평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해도 그대로 게시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실한 완성도의 제품으로는 리뷰를 신청하기 부담스러운, 정말 신뢰받은 마케팅 공간이 필요합니다. 위블에게 제안합니다. 정말 제대로 된 프리미엄 마케팅을 시작하시는 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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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돌아온줄리 2016.10.21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10년이 되어가는겁니까..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군요.
    저는..꾸준하지 않았지만^^; 벗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처음 티스토리를 맞이했을때도 기억이 나면서 그때 그 분위기들도 기억이 납니다.
    벗님은 늘 그모습 그대로이신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가요? ㅎㅎ 시간이 그렇게 흐른것 같지 않고 그냥 좀 쉬다가 다시 들르게 되는 그런 기분입니다.

    많이 바뀌었드라구요.블로그...
    벗님의 글에서처럼 광고전달이 아닌 나만의 생각을 펼치는 블로그글을 위해 저도 생각을 꼭 잡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다고 하긴 했는데 솔직히 아직도 갈팡질팡인 모습이거든요..^^
    뭔가 그때 당시의 블로그의 분위기가 나질 않네요.
    언젠가는 나만의 블로그가 자리잡힐거란 생각으로 정리가 안되고있긴하지만 그 언젠가를 위해 계속 해보려 합니다 ㅎㅎ

    오늘하루도 편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BlogIcon 벗님 2016.10.21 1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저에게 주어진 작은 확성기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귀기울여주는 이도 없고, 크기도 작고 소리도 작지만 저만의 생각을 꺼낼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작은 물건이었습니다. 사용해도 되고,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저의 이야기, 제가 들려드릴 수 있는 이야기, 생각해봐야 할 꺼리들..
      잠시 숨을 돌리며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작은 다락방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바람과는 달리, 우리 시대의 흐름인지 제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부정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대해 눈길을 돌릴 수가 없네요.

      작은 힘이나마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좋은 세상을 향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요즘은 마음을 다잡고 조용히 책을 읽는 것이 어렵네요.

      툭툭 털고 일어나 다른 이야기를 꺼내볼까 하는데,
      제 확성기에 원치 않는 광고 전달들이 붙이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지도 않는 말들을 저의 입을 빌어 들려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작은 다락방이 아니잖아요. 굳이 그렇게 하며 거짓을 전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

      오늘도 고운 하루 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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