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돌아가지 않을꺼다.
돌아갈 수 없겠지.

숙제였다. 무거웠다.
떼어놓을 수 없는 가슴을 짖누르는 숙제.
부정하고 싶었다.
애써 아닌 척, 모른 척, 잊어버릴 척.

부끄러운 삶의 순간 순간들.
나는 그 순간들을 두껍고 검은 천으로
누구도 보지 못하도록 칭칭 감아
그곳에 옮겨 놓았다.

다시는, 누구도
나의 그 순간들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나를 떠올리지 않도록.

돌아가지 않을꺼다.
돌아갈 수 없겠지.

그런데,
왜 나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는가.
그곳이 아닌 것처럼,
그곳이 아니라고 도리질을 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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