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

피할 겨를없이 벽에 부딪쳤다.
단단한 외벽인 탓에, 충격은 고스란히 내가 껴안아야 했다.

과전류가 흐른 회로는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렸다.
눈 앞이 캄캄해졌다.
알 수 없는 상황, 알 수 없는 상태, 알 수 없는..

멈췄다. 육신이 견딜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는지
뇌회로는 의식의 전원을 내려버렸다.

'웅..' 소리가 들린다. 비릿한 냄새가 가득하다.
어둠에 빛이 스며들었다. 붉은 빛깔이다.

숨을 토해냈다. 아니 비명이었던가.

경련하듯 부들거리는 손을. 누군가 붙잡았다.
그의 눈빛, 그 지독한 미소.
'허.. 이제 시작인데, 괜찮아?'

소리가 먼저였을까, 고통이 먼저였을까.
거센 주먹이 턱을 가격하고 빠져나갔다.

눈이 시리게 짙고 푸른 하늘 아래로
엄마의 손을 붙잡고 걷는 푸른 표지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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