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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며, 정말 잘 한 일을 하나 꼽으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곰곰히 인생을 돌아보며,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쉽사리 답변 하기가 어려워지네요. 정말 잘 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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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읽어보는 동안에 저는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는 정상적이지 않으면, 왠지 멀리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음을 내색하지는 않더라도,
항상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회피하고, 나와는 무관하고, 무슨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인냥 되도록 멀리하려 했었죠.
아름다운 것들만 바라보기에도 삶은 짧은 것이다라고 여기는 것처럼.

SBS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방영되고 있으면, 얼른 채널을 돌려 시선을
피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것은 나쁜 것, 되도록 피해야하는 것'이라는 모난 인식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자기고백을 합니다.

나는 스스럼없이 강자보다는 약자에, 기득권층보다는 피기득권층에 대해 서고 있다고
종종 이야기를 꺼내곤 했지만, 정작 이런 힘겨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외면하고,
'나와는 상관없어'라는 부질없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보다, '누군가 도와주겠지'라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 반지하의 작은 집에 살고 있을 때, 바로 옆집으로 어떤 아저씨가 한 분 이사를
왔습니다.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임하고, 상당히 자상한 마음을 간직한 분이셨죠.

그 분의 단 하나의 단점이라면, 불의의 사고를 당하셔서 상당히 큰 화상을 얼굴에 입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처음 그 분을 뵈었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소리를 지르진
않았지만, 저의 얼굴 표정에 그 감성이 그대로 들어났을 것입니다.

그 분은 저를 생각하는 마음에 얼른 다른 이야기를 꺼내셨고, 저는 어색하게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그 분과의 첫 만남이 그렇게 어색하게 지나갔습니다.

그 분은 커다란 선그라스로 되도록 자신의 얼굴을 많이 감추고 계셨지만, 평범하지 않은
그 분의 외모에 중학생이었던 저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저 여드름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얼굴이, 자신의 피부가 좋지 않다고 투덜거리는 것만을 접하고 있었던 탓에,
이런 충격은 더 컸던 것인지 모릅니다.

이 분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여느 사람들보다 몇 곱절은 더 노력을 기울이시는 분이었고, 다리가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부인을 얻어 결혼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를 얻어 이사를 가셨죠. 저희 집도 그 이후 이사를 했기에
그 분과의 연락이 끊긴 채 지내왔었는데, 언젠가 한 번 연락이 닿아 그 분 집으로 어머님과
함께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따끈하게 귤차를 건내주시며, 어머님과 그 분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셨죠.
그 날을 마지막으로 그 분과의 연락은 끊어져 버렸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계실지,
그 날 뵈었을 때 아름다운 아이가 태어나길 기다리고 계셨는데, 지금은 도란도란 예쁜
가정을 꾸미고 계시겠지요.

자신의 허벅지 살점을 때어 코를 만드셨고, 이에 대해 만족스럽다며 얘기를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요즘은 의료 기술이 많이 좋아졌으니, 잃어버렸던 얼굴을 어느 정도는 다시
찾으셨을 거라고도 생각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저는 이 책을 접하며,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그 분을 다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까맣게 잊어버렸던 그 분과의 만남. 그리고 조금 더 다정하게 다가가 이야기를 건내지 못하던 부족하기만 했던 저를 다시 보게 되었죠.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되었음에도 이런 지난 날들은 저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정말 힘든 것은 그 분들의 어려운 현실이 아니라,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에도
주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외면하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무관심이 가장 큰 것인데,
저는 성인이 되었음에도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그 어린아이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이 책을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며 읽는 동안에 소리죽여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몇 번이나 눈을 크게 뜨며 눈물이 흐리지 않도록 해야했지요. 그 어려운 환경임에도 너무 빨리 성숙해버린 그 분들은 '뭐가 힘들어? 난 아무렇지도 않는데.'라며 이야기를 꺼낼 때면, 한 없이 작아지는 저를 바라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책의 말미에 이 희귀질환을 겪고 있던 분들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몇 페이지에 걸쳐서 쓰여 있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정말 잘 한 일을 하나 꼽으라면 무엇이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희귀질환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셨던 분들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정말 잘 하셨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설령 하나의 이벤트, 하나의 홍보 목적이었다라고 깎아내리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손가락에 꼽히는 그룹들, 재벌들, 정치인들. '정말 잘 한 일'을 하고 싶으시면, 이 어려운 분들에게 보다 많은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나쁜 일 하나가 착한 일 하나로 상쇄가 된다' 라고 여겨지시면 이런 일에 최대한 봉사를 아끼지 마십시요.

Special Thanks의 짧은 한 문장으로도 이분들의 아름다운 선행은 충분히 표현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제가 '좋은 기업'이라고 여기던 기업들이 종종 그 안에서 알게 모르게 나타나 있어서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모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도와주시는
이 많은 아름다운 분들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벗님의 관련 포스트 :
- 이벤트 당첨 -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 http://daeil.tistory.com/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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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미르아시 2007/09/10 0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남을 볼때 내가 저런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곤하죠.
    어떻게 생각하면 불편하신분들을 도울때 열린마음으로 도울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번씩 제가 그들을 밑보는것 같아 불편하죠. 측은하게 여긴달까.. 불쌍히 여긴달까..
    그럴생각은 없는데 ;;
    봉사라는게 정말 어려운것 같아요. ㅠ_ㅠ

    • BlogIcon 벗님 2007/09/10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르다는 점 하나를 제외하고는 별다름이 없는데, 쉽게 다가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많은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2. BlogIcon JooJoo 2007/09/11 0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벗님의 아저씨에 대한 회상에..비슷한 느낌의 내용이 있던 책이 문득 기억이 나네요~
    트레버 라는 책에서도 전쟁에서 한쪽눈을 잃은 한 흑인 선생님이 등장하는데..

    벗님의 리뷰의 글과는 다른 이야기의 댓글이지만 ..글을 읽고 트레버 책내용이 문득 생각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벗님 2007/09/11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름다운 피라밋을 만들어가는 소년의 이야기라고.. 어떤 분의 포스트에서 접하고, 보고싶다 싶었는데.. 그런 내용도 있군요. 언제 한 번 서점에 들러야겠네요. ^^

그가 진행하는 키노트를 보고 있으면, 언제나 감탄을 연발하게 됩니다. 눈이 번쩍 뜨이게 되는 신제품을 그가 선물이라도 펼쳐놓는 듯 발표할 때면, 깔끔하게 마련된 한 편의 쇼를.....

벗님은 양질의 TV프로그램을 접할 때마다, TV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다른 매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TV라는 매체를 단순한 오락거리로 이용하기에는 그에 따른 기회비용이.....

언젠가 무심하게 손을 들여다보다가 의문이 하나 생겼었습니다. 왜, 손가락이 다섯 개일까요? 손가락 다섯은 좀 많은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항상 보아오던 손가락 다섯이 그 날은.....

벗님은 지하철타기를 즐깁니다. 버스에 비해 덜컹거리를 것도 덜하고, 시간도 거의 동일한데다 자리를 잡고 책을 읽거나, PMP로 영화를 감상하는게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버스 노선.....

건강하고 씩씩하게만 자라다오. 저의 어린 아이 시절에는 이런 말들을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어르신들이 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녀석, 착하구나'라고 말씀을 하시면, 저의 어깨.....

미리 알려드리자면 벗님은 왼손잡이입니다.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왼손잡이를 열거해놓고 보면 상당히 기분이 묘해집니다. 마치 프리메이슨 명단이라도 발표하는 것처럼, 이름만 들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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