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진행하는 키노트를 보고 있으면, 언제나 감탄을 연발하게 됩니다. 눈이 번쩍 뜨이게 되는 신제품을 그가 선물이라도 펼쳐놓는 듯 발표할 때면, 깔끔하게 마련된 한 편의 쇼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자사 제품의 판매량 급증을 보여주는 그래프나 한껏 높아진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시원시원한 도표들은 마치 스티브가 하면 '모두 이렇게 환상적으로 변한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술사의 롱 코드와 마술 지팡이만 없을 뿐'이지, 그가 마법의 주문을 외우고 나면 관객의 객선들은 두 손을 모아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감탄을 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어떻게 이런 신흥종교와도 같은 모습이 키노트에서는 가능한 것일까요? 벗님은 이런 신기에 가까운 연출이 가능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싶습니다. 하나. 단순하고, 재미있습니다. 그가 진행하는 키노트는 쇼를 구경하 듯, 마음 편하게 즐기면 됩니다. 분기별 실적 같은 어려운 내용들도 변화추이를 나타내는 시원한 도표 하나면 되고, 복잡하기로 유명한 전자 제품들도, 애플의 제품이라면 몇 컷 짜리 그림으로 간단하게 설명이 가능합니다. 절대 어려울 필요도 없으며, 어렵게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이것도 되고, 이것도 되고, 이것도 가능한데.. 따져보면 죄다 '가능한 기술들을 모아놓은 것일 뿐'이라고 깎아내리기는 쉽지만, '이처럼 멋지게 포장하고, 멋지게 소개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아니면, 누가 이렇게 멋지게 쇼를 연출할 수 있을까요. 둘. 논리와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벗님이 '애플'하면 떠오르는 느낌은 '직관적이고 간단하고 예쁘다'라는 것이다. iMac을 필두로, 이 느낌은 애플을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이 '심플하고 시원한 느낌'을 마치 애플이 독점해버린 것처럼 느껴져서,
다른 업체에서 이런 '심플하고 시원한 느낌'의 제품을 디자인하면 곧 주변 사람들에게 '따라쟁이'라는 혹독한 평을 듣게 됩니다. 이 '느낌 자체'가 애플의 고유특허가 아님에도, 우선 비슷한 느낌이 들게 되면 '따라쟁이'라는 수모를 받게 되니, 따라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애플과는 조금이라도 다른(복잡해진) 형태로 만들어야하며, 그렇게 해야 비로소 자사의 제품과 애플의 제품의 구분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요?아무리 '심플하게 만드는' 공정 자체가 어렵다고는 하나, 심플하고 시원한 느낌이 드는 제품은 모두 '애플의 제품'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이 갖게 되는 것은 상당한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 중 큰 하나를 애플이 독점해버린 것과 같은 효과. 이는 애플이 치밀하게 준비하고 체계를 만든 디자인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셋. 구매욕구를 자극합니다. 구글의 판매가는 39,800원처럼, 언제나 마지막 자릿수는 9$로 통일해놓고 있습니다. 사실상 37$ 정도의 가격이 적당하다 하더라도, 39$로 통일해 버림으로써, 균일가와 같은 느낌도 들게 하며, 1$를 소비자에게 꼭 되돌려준다는 인상을 갖게 만들기도 합니다. 손해보는 장사는 없는 법인데, 상당히 독특한 가격 설정 방식임은 틀림 없습니다. 더불어 애플의 '신제품에 대한 비밀유지정책'은 구매욕구를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항상 애플이 선보이는 신제품에 대한 무한대의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신비주의 마케팅의 최고수, 스티브 잡스와 애플 신제품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표되고, 판매되어갑니다. 풍부한 자원과 넘쳐나는 기술력으로 제품의 사이클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며칠 전의 신제품이 오늘은 낡은 제품이 되어버립니다. 짧은 기간동안 왕성하게 팔려나가다가 곧 생산이 중단되고, 새로운 제품으로 기기를 변경하라는 독촉과도 같이 또 다른 신제품들을 쏟아냅니다. 이미 시장은 오랜 동안 하나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 쓰는' 것과 같은 체질로 변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만족스러운 품질은 기본이고, 구매를 자극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즐비하려 펼쳐 놓아야 합니다. 디자인, 성능, 가격, 호감도, 이미지.. 벗님은 이 분야의 최고를 '스티브 잡스'로 선정하고 싶습니다. 마케팅의 귀재, 이 시대의 장삿꾼인 그. 애플의 선장, 스티브 잡스 예전에 스티브 잡스가 이런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iPod은 오직 음악만 재생할 수 있는 단계였지만, 현재와 마찬가지로 음악판매에 대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질문 : 왜 '동영상 재생'과 같은 시장(PMP)에는 뛰어들지 않습니까? 답변 : 영화는 많이 봐야 몇 번에 불과하지만, 좋아하는 노래는 수 천번도 더 듣게 됩니다. 영화를 볼 때는 다른 것은 함께 하지 못하지만, 음악을 들으며,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는 상당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으며,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음악만이 가능한 장점들을 '뭐 (당연한 것인데) 그런 걸 물어보느냐'라는 식으로 쉽고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요지는 MP3 플레이어 시장을 이렇게 차지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며, PMP 시장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에서는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신제품을 선보입니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손에서 멋지게 재생되는 영화 '카리브의 해적'을 보여주면서 말이지요. 이 시점에 다시 위의 질문에 대한 다른 답변을 한 번 가상해 봅시다. 질문 : 왜 동영상 재생과 같은 시장(PMP)에는 뛰어들지 않습니까? 답변 : iPod에서도 동영상을 재생할 수는 있으나, iPod이 MP3 재생 용도로 설계되었기에 깔끔한 동영상이 구동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성능이 더욱 개선된 신제품의 개발을 고려하고 있으며, 선결(동영상 배급업체와의 계약)되어야 하는 몇몇 문제들이 있는 상태입니다. 이 답변을 소비자가 어디선가 접하게 되었다면, 몇몇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지금 iPod의 구매를 미루고, 동영상이 재생되는 신제품을 기다리자. (구매보류) - 여타 제품들은 동영상 재생도 가능하던데, 기기 성능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군. 팝가수 마돈나는 애플의 신제품에 대해, 이런 푸념을 늘어놓았다고도 합니다. - iPod은 구매하고 조금 쓰다 보면, 또 다른 iPod 신제품이 출시되어 나를 애타게 만다. 위의 사례들처럼, 언제나 애플의 신제품들은 '현존하는 최고'라고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하는 컷에서도 분명하게 자사 제품의 장점을 선명하게 들어내고 '역시 애플이 최고다!'라는 각인을 심어주지요. 설령 비교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 해도. 애플과 스티브 잡스. 절대 지존이란 없습니다. 사회가 변하고, 시대가 변화면 지존은 한 시대를 향유하던 한 명의 개인으로 되돌아옵니다.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또 다른 이가 나타나, 이 '지존'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지요. 장삿꾼이 머무르는 기간은 길지 않은 법. 누군가 이 시대의 장삿꾼인 스티브 잡스를 넘어서기를 바랍니다. 애플만큼, 혹은 애플보다 더 좋은 제품들'을 향유하고 싶단 말입니다. P.S : 애플 코리아가' A/S를 제대로 해준다더라' 하는 소리만 듣게 되었더라도, 벗님은 아마 진작 애플 애호가가 되었을 것입니다. 물건 잘 만드는 애플을 깎아먹는 가장 큰 주범은, 애플 코리아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혹시 맘상하셨다고 죄송합니다만, 먼저 'A/S도 잘해준다는 소리'를 먼저 듣게 해주요. '[리뷰와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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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시네요..
잘 읽고갑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좋은 글 부탁하삼~
감사합니다. ^^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고운 하루 되세요. ^_^
전 저런사람 만나면 하고싶은 말이있어요. "얼마 벌었어요?" ㅋㅋㅋ
연봉이 1$라고 하지요. ^^ 물론 스톡옵션이.. ^^;;
이네요..
개인적으로 애플의 최대 장점은 멋들어진 제품 디자인과 잡스의 세일즈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기술과 기능만을 중시하는 IT업계에서 어쩌면 이단아적인 전략이었는데 그 유니크함과 잡스의 멋들어진 스피치 능력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킨게 아닌지...
잡스는 정말 본받고 싶은 세일즈맨입니다~
엄지 손가락이 당연하게 올라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캐쥬얼한 복장까지도 멋져 보이는.. ^^;;
가끔 잡스 신봉자들이 빌게이츠를 애플것만 따라한다고 하는거 보면 사실 좀 어이가 없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인물인것은 사실..
이세상에서 스티브 잡스 리차드 브랜슨 같은 경영자만 있으면 사회가 더욱 재미있을텐데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이전에 '더글러스 엥겔버트 박사'를 거론해야 하지만,
스티브 잡스같은 장사꾼이 아니었기에 글에서는 제외하였습니다.
논제에서 많이 벗어나버리거든요. ^^;
고운 하루 되세요. ^_^
학술논문 발표도 잡스처럼 멋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잡스의 키노트 방식과는 맞지 않으려나....
저의 상사 중 한 분이 업체에 제안서를 낼 때, 이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를 많이
연구하고, 참고하셨었죠.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어느 분야이건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설득력있게 구성하는 것은 플러스 점수로 작용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논외가 항상 존재하기는 하지만요.. ^^;
고운 하루 되세요. ^_^
잡스의 키노트는 정말 영어로 된 홈쇼핑을 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이 짧은 영어실력으로도 잡스의 키노트는 정말 귀에 속속 들어 옵니다.
그리고 그의 프리젠테이션의 화면들 속에 정말 심플하고 간단한 글과 그림만 있고 내용도 쉽고 알기 쉽게 말해 줍니다.
애플의 가장 배우고 싶은 것은 애플의 기술과 창조 정신 보다 바로 잡스의 키노트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잘 나가는 쇼핑호스트는 상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만,
스티브 잡스의 아우라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초창기 애플 컴퓨터를 소개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당시의 모습에서
상당한 포스가 느껴지더군요.. ^^ 세월이 이렇게 흘렀음에도..
고운 하루 되세요. ^_^
나중에 잡스의 일대기가 영화로도 만들어질 것 같아 열심히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ㅋ
지금까지 알려진 그의 일화들도 워낙 드라마틱해서, 정말 영화로 만들어지면
상당히 재밌을 것 같아요. ^^
잡스(애플)의 일대기를 다룬 책은 있죠. iCon 이라고...
꽤 적나라하게 나와 있어서, 애플팬이나 잡스 팬이 보면 화가 버럭 날수도..?^^;
iCon 읽으면 잡스는 정말 재능있고, 운 좋지만 나쁜 놈이거든요. 후후;
스티브 잡스, 상당히 시니컬한 사람이죠. 그래도 그가 만들어내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같이 일하며 앙금이 남은 사람들은 보류하고.. ^^;
고운 하루 되세요. ^_^
전 복잡한걸 좋아하기때문에 패스입니다^^
또한, 애플이 이쁘긴 하지만. 이쁜걸로는 성에 차지 않는군요..
그렇다고 이것저것 다 모아놓은것을 원하는것은 아닙니다.
핸드폰에 mp3가 되긴 하지만, mp3플레이어가 따로 있고..
전자사전,mp3,핸드폰에서 기본적인 문서도 볼수 있지만 노트북을 구매했고.
mp3, 전자사전에서 동영상시청이 가능하지만 pmp를 샀으며(물론 다시 팔았죠//),
mp3와 디카가 함께있는.. 성능 괜찮고 값싼 디카보다는. 순수하게 사진찍는것 이상의 기능은 들어가있지 않는...
뭐 그런걸 원하죠//
그래서 어디든지 나갈때 소지물품이 많아지나 봅니다//
그리고 위에 열거한 이유에 애플 제품이 몇개 걸리는군요..
(특히 imac이라는..//)
저는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한게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예전과 같은 뜯어보고
해체하고 이런 열정들보다 귀차니즘이 저를 사로잡는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
이런 관점에서 스티브 잡스는.. ^^
고운 하루 되세요. ^_^
저는 잡스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내가 잡스 밑에서 일한다면, 저는 사양할렵니다. 다른 사람의 재능을 잘 활용하는 것도
능력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얻은 만큼, 베풀어야죠.. 그렇지 못했기에 그는 시련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라고도 생각이 문득 드네요~
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사실 책이나 인터넷, 기사에서 본 간접경험일 뿐이지만,
그리 잡스가 훌륭하게"만" 보여지진 않네요. 훌륭하긴 하지만 좋지 않은 면도 많은 인물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저 역시 동감합니다. 한 면만 바라보면 한 면만 보이는 것일테지요.
저는 다른 부분은 접어두더라도, 그의 장사꾼 기질은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고운 하루 되세요. ^_^
정말 최고의 장사꾼이죠.
아이팟 셔플들고 나왔을땐 정말 뒤집어 지는줄 알았습니다.
남들 다 되는 기능으로 오히려 액정이 없다는 단점을 자기는 장점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광고 카피도 "인생은 셔플이다" 였나?
뭐 사실 액정도 있고 거의 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타사에서 이미 팔고 있었죠.
(사장이 중국으로 튄 중고기업 제품. 친구놈 중에 그 제품가지고 있어서 as안된다고 욕했는데..)
다른 기업이 그런 제품 내놓았다간 욕만 뒤지게 먹었을텐데 잘 팔렸죠.
아직도 셔플 나온다죠? 액정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셔플은 액정이 없지요. 오히려 크기는 더 줄어들어서 작은 클립처럼 보이기도 하고, 타켓층에 대한 분석도 탁월하지만, 역시나 그 탁월한 스티브 잡스의 언변은.. ㅎㅎ ^^;
고운 하루 되세요. ^_^
좀 다른 얘기지만 판매가가 9.99 이런식으로 9로 끝나는건 세금 때문입니다.. 미국에선 $.99 짜리랑 $1.00 짜리 물건에 아예 다른 세금이 매겨지기 때문에 가격에서 1센트 깎고 세금으로 더 남기게 되죠..
감사합니다. 그런 속사정도 있었군요. 본문 내용에 pest님의 의견을 추가하였습니다. ^^
고운 하루 되세요. ^_^